TOPIK 대리시험을 직접 치른 사람이 아니라 부탁만 한 사람도 형사 입건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TOPIK 시험 관련 문의가 많고, 자격제한이나 형사사건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올해 초 대규모로 TOPIK 대리시험 관련 경찰 조사가 진행되었고, 해당 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되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저희에게 "조사는 받았는데 그 뒤로 아무 연락이 없다", "내가 무슨 혐의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조사 이후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조사는 혼자 받았고, 혐의는 나중에 알았습니다
TOPIK 대리시험을 의뢰했던 한 유학생은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경찰 조사를 변호사 없이 혼자 받았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아무 연락이 없었고, 자신이 어떤 혐의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방학을 맞아 중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대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계속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던 의뢰인께서는 사건진행경과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하여 저희 사무실에 사건을 의뢰하여 주셨습니다.
저희는 사건을 맡은 뒤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형사 입건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혐의명과 진행 상황을 정확히 알게 되면서, 검찰 단계에서 제출할 의견서와 학교·출입국 절차에 대한 대비를 그에 맞춰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는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리시험을 의뢰한 사람도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 둘째, 조사 후 연락이 없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 의뢰만 해도 처벌될까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경찰청은 TOPIK 대리시험 조직과 관련해 113명을 입건했습니다. 이 가운데 99명이 시험장에 들어간 사람이 아니라 대리시험을 부탁하고 돈을 낸 사람이었고, 브로커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TOPIK은 국가기관이 주관하는 시험입니다. 다른 사람을 대신 시험장에 들여보내는 것은 시험 감독 업무를 속여서 방해하는 행위가 되고, 이를 부탁한 사람도 공범으로 함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입니다.
이처럼 TOPIK 대리시험은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무거운 사안입니다. 하지만 한국 법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를 가벼운 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실제로 상담했던 중국인 유학생과의 대화입니다. 이 학생은 TOPIK 4년 응시제한을 형사 처벌로 알고 있었습니다. 시험 제재를 받았으니 이미 처벌은 끝났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이렇게 대응하세요
네 가지 절차는 각각 따로 진행되고, 오는 시점도 다릅니다. 하나를 해결해도 나머지는 그대로 남기 때문에,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1. 시험 제재
가장 먼저 오는 것이 시험 측 제재입니다. 이 단계에서 확정된 처분은 이후 형사 절차, 학교 징계, 체류자격 심사에서 근거 자료로 쓰입니다.
아직 이의신청 기한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확인하세요. 저희는 2년 응시제한이 예정된 사안에서 이의신청으로 '당해 시험 무효'까지 낮춘 사례가 있는데, 자세한 과정은 TOPIK 부정행위 이의신청 성공사례와 손목시계 착용으로 받은 2년 응시제한을 낮춘 사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대리시험은 단순 규정 위반과 달리 부정행위 자체를 다투기 어려워, 처분 수위 조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 경찰 조사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기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연락이 없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라, 처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먼저 혐의명과 진행 단계를 확인하세요. 위 사례처럼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할 수 있고, 사건번호를 알고 있다면 사건 조회도 가능합니다. 무슨 혐의로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야 다음 대응을 정할 수 있습니다.
혼자 조사를 받았다면, 당시 진술 내용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가담 정도가 실제보다 무겁게 정리되어 있다면 검찰 단계에서 바로잡을 기회가 있습니다.
3. 검찰 처분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의견서 제출입니다. 단순 의뢰자인지, 다른 사람을 소개하거나 모집하지는 않았는지, 지급한 금액과 경위, 초범 여부와 반성 정도를 정리해 제출하면 처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분들은 반드시 기소유예를 목표로 대응 하셔야 합니다. 기소유예는 형사 처벌 기록이 남지 않아(수사기록만 남습니다), 뒤에 이어질 학교 징계와 체류자격 심사에서도 가장 유리합니다. 앞서 소개한 중국인 음주운전 사례에서 말씀드렸듯이, 일정 금액 이상의 벌금형은 체류자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4. 학교 징계
학교 징계를 다퉈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목표는 처분을 뒤집기보다, 집행정지(국공립대)나 학생지위보전 가처분(사립대)으로 학적과 체류자격을 유지하며 다음 진로를 준비할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학교와 협의해 퇴학 대신 자퇴로 정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받았다면, 이를 근거로 선처를 구할 명분도 생깁니다.
5. 출입국
출입국 문제는 가장 늦게, 그러나 끝까지 남습니다. 형사 사건이 벌금으로 끝나도 체류기간 연장 심사에서 체류기간 연장이 가능한지 별도로 다뤄지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강제퇴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퇴학이나 입학취소로 학적을 잃으면 유학 비자의 근거 자체가 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대리시험을 부탁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네. 대리응시가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의뢰한 사람도 공범으로 수사 대상이 됩니다. 다만 지급한 금액과 가담 경위는 처분 수위를 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Q2. 경찰 조사를 받은 지 몇 달이 지났는데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끝난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조사 후에는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 처분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공개청구나 사건 조회로 혐의와 진행 단계를 먼저 확인하시고, 처분이 나오기 전에 의견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중국으로 돌아가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수사나 재판 중에는 출국이 정지될 수 있고, 출국하더라도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남습니다. 이후 한국에 다시 들어올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TOPIK 대리시험은 응시제한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시험, 검찰, 학교, 출입국이 시차를 두고 따라오고, 단계마다 기한이 있습니다. 조사를 받은 뒤 연락이 없다고 기다리기만 하면, 처분이 나온 뒤에야 대응하게 됩니다.
법률사무소 송지는 형사 사건과 출입국 절차를 함께 다루고, 중국어로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조사는 받았지만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신다면, 먼저 연락 주세요. 현재 단계부터 함께 확인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