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자격시험을 보던 중 답안지를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단순 시험 무효'를 넘어 '2년간 응시자격 제한' 처분까지 받았던 의뢰인의 처분을, 내부 이의신청을 통해 '당해 시험 무효'만으로 완화시킨 성공사례를 소개합니다. TOPIK(한국어능력시험) 부정행위 사건이었습니다.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는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답안을 조금 늦게 냈을 뿐인데, 왜 2년일까"
사실 시험 응시자격 제한 사건은 실무상 경험해 본 변호사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중국인 유학생분들로부터 TOPIK 부정행위 관련 상담을 자주 받아왔지만, 대부분은 객관적으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아, 현실적인 이유를 솔직히 말씀드리며 진행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 역시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셨습니다. 앞서 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처분이 변경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들으셨고, 심지어 중국 온라인상에서 한국 변호사를 사칭하는 사기성 기관에 노출되기도 하셨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가능성이 낮다는 말뿐이었고, 학교와 행정처에서도 그냥 받아들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진로가 걸린 시험이라 절박한 상황에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의 내용을 처음 들었을 때, 앞선 상담들과는 다른 지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장 먼저 이런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답안지를 조금 늦게 제출한 것이라면 해당 시험만 무효 처리하면 될 텐데, 왜 2년 동안 응시를 못 하게 하는가?"
물론 의뢰인이 미처 설명하지 못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도 많기에, 저는 시험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전후 사정을 면밀히 확인해 보니, 시험 종료 후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감독관과 아주 약간의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처분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시험 행위 자체'여야 합니다.
적용 법령 —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부정행위를 '등급'으로 나눕니다
이 사건의 열쇠는 처분 근거 법령의 구조에 있었습니다.
TOPIK의 부정행위 조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의5 제4항 및 별표 1의2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별표는 모든 부정행위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고, 행위의 경중에 따라 조치를 세 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간략하게만 인용하였습니다).
당해 시험의 정지 또는 무효 | 시험 시작 전에 문제를 열람하는 행위 |
당해 시험 무효 + 처분일부터 2년간 응시자격 제한 | 다른 응시자의 답안을 보거나 자신의 답안을 보여주는 행위 |
당해 시험 무효 + 4년간 응시자격 제한 | 대리시험을 의뢰하거나 대리로 응시하는 행위 |
여기서 결정적인 점이 드러납니다. 의뢰인의 행위, 즉 '시험 종료 후 답안을 작성(제출 지연)한 행위'는 문언상 명백히 조치 1단계에 해당합니다. 조치 1단계는 '당해 시험의 정지 또는 무효'에서 끝날 뿐, 2년의 응시자격 제한이 뒤따르는 항목이 아닙니다. 2년 제한은 타인의 답안을 보거나 통신기기로 소통하는 등 조치 2단계의 적극적 부정행위에만 결부되어 있습니다.
관련 판례 — 법원도 '부정행위의 태양 차이'를 인정합니다
법령의 구조뿐 아니라 판례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유사 사안에서 법원은, 시험 종료 후 감독관의 지시에 곧바로 따르지 못하고 답안을 계속 작성한 행위에 대해, 이는 시험의 공정한 관리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기망적인 부정수단'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종료 후 답안 작성은, 다른 수험생의 답안을 보거나 대리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은 부정행위와는 그 태양(모습)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TOPIK 부정행위 처분에 불복하는 3단계 절차
부정행위 처분을 받았을 때 이를 다투는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단계가 있고, 순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구조를 몰라 첫 단추에서 포기하시는데, 알아두시면 대응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1단계 — 내부 이의신청
가장 먼저 밟는 절차입니다. 처분을 내린 기관에 "이 처분은 부당하니 다시 판단해 달라" 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빠르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다만 처분을 내린 그 기관이 스스로 다시 판단하는 구조여서, 새로운 논거 없이 억울함만 호소하면 그대로 유지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법령과 판례에 근거한 설득력 있는 의견서가 결정적입니다.
2단계 — 행정심판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으로 행정심판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을 내린 기관이 아니라, 별도의 행정심판위원회가 처분의 위법·부당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입니다. 법원 소송보다는 빠르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제기 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입니다.
3단계 — 행정소송
행정심판으로도 해결되지 않거나, 곧바로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할 때 제기하는 것이 행정소송(처분 취소소송)입니다. 법원이 처분의 위법성을 정식으로 심리하므로 가장 강력한 불복 수단이지만,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제기 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년 이내입니다.
정리하면 이의신청 → 행정심판 → 행정소송 순으로 다툼의 강도와 시간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이의신청은 당연히 먼저 거쳐야 하는 관문이고, 여기서 뒤집지 못하면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이의신청'에 집중한 이유
이 사건은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충분했기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까지 갔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실제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본안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집행정지를 신청해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출 수 있으므로, 소송 기간 동안 응시제한이 계속되는 문제도 대응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첫 단계인 이의신청에서 승부를 보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의뢰인이 처한 상황의 시급함 때문이었습니다. 의뢰인께서는 졸업을 앞두고 계셨고, 졸업을 위해서는 정해진 기한까지 TOPIK 성적을 제출해야 했습니다. 응시 자체가 막혀 있으면 성적을 낼 수 없고, 그러면 졸업 일정 전체가 어그러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나아가 집행정지 신청까지 가는 절차를 밟기에는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빠른 길인 이의신청에 집중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의신청은 같은 기관이 다시 판단하는 구조여서, 많은 분들이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고 큰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법령의 단계 구조와 판례 법리, 처분의 비례성을 촘촘히 담은 의견서라면, 다음 단계까지 가지 않고도 이 단계에서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의견서에 담은 네 가지 주장
저는 이의신청 의견서에서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네 가지를 중점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첫째, 의뢰인의 행위는 적극적·기망적 부정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
둘째, 시험의 공정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셋째, 판례 역시 이러한 유형에 대해 응시자격 제한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 넷째, '당해 시험 무효'만으로도 제재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다는 점.
여기에 더해 실제 수능 등에서 유사한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 처분이 의뢰인의 진로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결과 — '당해 시험 무효'로 처분 변경
정말 다행스럽게도, 기관에서는 기존의 '당해 시험 무효 + 2년 응시자격 제한' 처분을 변경하여 '당해 시험 무효' 조치만 유지하는 방향으로 처분을 완화해 주었습니다. 2년의 응시제한이라는 가장 무거운 부분이 사라진 것입니다.
의뢰인께서는 사건이 해결된 뒤 여러 차례 감사의 뜻을 전해주셨고, "은인 같다" 는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큰 보람을 느껴, 최근 수행한 사건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시험 종료 후 답안을 늦게 제출하면 무조건 2년 응시제한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별표 1의2는 부정행위를 경중에 따라 나누는데, '시험 종료 후 답안을 작성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당해 시험의 정지 또는 무효'에 해당하는 1단계 조치입니다. 2년 응시제한은 타인의 답안을 보거나 통신기기로 소통하는 등 적극적 부정행위(2단계)에 결부된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 제출 지연에 2년 제한이 부과되었다면, 처분의 적정성을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Q2. 이의신청과 행정심판·행정소송 중 무엇을 해야 하나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행정심판·행정소송은 정식 불복 절차로 법적 구속력이 있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응시제한처럼 기간이 정해진 처분은 소송 중에 그 기간이 지나버릴 수 있어, 신속한 내부 이의신청이 더 실효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의신청은 같은 기관의 재판단이라 논리가 부실하면 그대로 유지되기 쉬우므로, 법령과 판례에 근거한 설득력 있는 의견서가 관건입니다. 참고로 불복 기간(안 날부터 90일 등)은 정해져 있으므로, 어느 쪽이든 통지를 받으면 곧바로 검토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Q3. 이미 처분을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다툴 수 있나요?
기간이 관건입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있었던 날부터 180일, 행정소송은 안 날부터 90일·있었던 날부터 1년이라는 제기 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처분 통지를 받으시면 가능한 한 빨리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을 마치며
시험 부정행위, 응시자격 제한, 자격정지 처분은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뒤집기 어렵습니다. 실제 적용 법령의 구조와 판례, 그리고 처분이 비례원칙에 맞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비로소 결과가 달라집니다.
특히 TOPIK 응시제한처럼 유학이나 진학 일정과 직결된 처분은 '얼마나 빨리, 어떤 절차로' 대응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소송으로 이기고도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정행위 처분을 받아 막막하시다면, 통지서를 받은 그 순간이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송지는 이러한 시험·자격 관련 행정처분 사건에서, 사안에 맞는 가장 실효적인 절차를 함께 설계해 드립니다. 특히 저는 법무부 법조인력과 출신으로 변호사시험 관련 행정심판, 행정처분, 헌법소원 등 시험 관련 소송을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울러 법률사무소 송지는 재한 외국인 의뢰인을 위해 중국어 상담도 가능합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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