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루는 절도 사건은 술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유독 많습니다. 술에 취해 판단력이 크게 흐려진 상태에서 저지른 일로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평소 아무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별다른 전과 없이 성실하게 살아오시다가, 술 한 번의 실수로 크게 당황하여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혹여나 술과 관련된 절도 문제로 곤란을 겪고 계시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클릭)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없음 처분 받은 사례
오늘은 술에 취해 타인의 차키를 가지고 나왔다가 절도 혐의로 입건되었지만,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아낸 사례를 소개합니다.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는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사건 개요 : 필름이 끊긴 사이 주머니에 들어온 차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대단히 건실한 분이셨습니다. 오랜 재직 기간 동안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이 사람이 이런 일에 엮였다고?" 하며 놀랄 정도로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역시 술이었습니다. 의뢰인께서는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필름이 끊기셨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 차량 안에서 잠들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셨습니다. 낯선 장소에 영문도 모른 채 있던 터라 허겁지겁 차에서 나와 귀가하셨는데, 나중에 보니 주머니에 그 차량의 차키가 들어 있었습니다.
당황한 의뢰인께서는 차키를 돌려드리려고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귀가한 탓에 차량이 어디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았고, 차키에 표시된 차종(프랑스제 브랜드)만 알 뿐 정확한 모델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지인들과 "이런 황당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카카오톡만 주고받던 차에,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죄명은 '절도'였습니다. 성실하게 살아온 의뢰인께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고, 태어나 처음 경찰 조사를 앞둔 심란한 상황에서 저와 인연을 맺게 되셨습니다.
절도죄의 핵심 :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가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절도죄의 성립 요건인 '불법영득의사'를 짚어야 합니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남의 물건을 가져간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판례는 이를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로 봅니다. 뒤집어 말하면, 잠시 사용하고 돌려줄 의사로 가져간 이른바 '사용절도'는 원칙적으로 불법영득의사가 없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사건의 경우에는 사용절도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건으로 면밀하게 논리를 구성해야 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이 사건의 승부처였습니다. 의뢰인께서는 차키를 자기 것으로 삼거나 그 차를 몰고 다닐 의사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정신을 차린 뒤 곧바로 돌려주려고 했습니다. 즉 차키를 '내 것처럼 이용·처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안이었던 것입니다. 다만 이런 법리적 판단은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리므로, 진술 단계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임 방향 : 가장 경제적인 조력을 설계하다
이런 사건은 사이즈가 크지 않아, 변호사 선임 비용을 차라리 합의금에 보태시라고 상담만 해드리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이번 의뢰인처럼 전과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뢰인께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향을 제안드렸고, 의뢰인께서는 다음과 같이 선택하셨습니다. 첫째, 경찰 조사는 홀로 받되 진술 방향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다. 둘째, 절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를 부인하는 취지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다. 셋째, 손해배상 문제를 감안해 피해자에게 차키를 돌려주고 합의를 시도하되, 경찰 단계에서 합의가 불발되면 형사조정 절차의 조력을 받는다.
이처럼 사건의 성격에 맞춰 조사 동석 없이 진술 조언과 의견서 제출만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서도 방어의 핵심은 챙기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 경과 : 합의 결렬, 그리고 형사조정
플랜대로 사건을 진행하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피해자께서 차키를 돌려받은 뒤 차키의 '흠집'을 문제 삼으며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절도 사건에서 드물지 않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처음 겪는 의뢰인께서는 크게 당황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무리한 조건의 경찰 단계 합의는 성사시키지 않고, 검찰 단계에서 형사조정을 신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조정마저 불발되면 그 경위를 검사실에 소상히 보고하기로 한 것입니다. 다행히 검찰 단계에서 적정한 비용으로 형사조정이 성립되었고, 여기에 더해 변호인 의견서도 제출했습니다.
두 겹의 안전장치 : 조정으로 기소유예, 의견서로 불기소
이 사건에서 저는 결과의 안전장치를 이중으로 설계했습니다.
형사조정을 통한 합의로 최소한 '기소유예'는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두고, 동시에 변호인 의견서 제출을 통해 '불기소처분(혐의없음)'까지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입니다. 의견서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의뢰인이 잘못한 부분은 있으나, 법리적으로 과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즉 차키를 자기 것처럼 사용할 의사로 가져간 것인지를 살펴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법리 중심의 의견서는 검찰에 제출할 때 특히 효과적입니다. 경찰은 주로 사실관계에 집중해 사건을 판단하는 반면, 검찰은 법리적인 부분까지 함께 살피며 처분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결과 : 검찰 불기소처분(혐의없음)
형사조정을 마친 뒤 수개월이 흐르도록 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의뢰인도 저도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보통 형사조정이 끝나면 빠르면 일주일 내로 처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혹시 검찰이 혐의없음 방향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대하던 중, 예상대로 검찰청에서 "의뢰인이 차키를 돌려주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해 왔습니다.
이 부분을 충실히 소명한 결과, 의뢰인께서는 증거 불충분에 따른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받으실 수 있었습니다. 불기소 결정서를 확인해 보니 제가 제출했던 변호인 의견서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변호인으로서 상당히 뿌듯한 사건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나는데 남의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무조건 절도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절도죄는 단순히 물건을 가져간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그것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잠시 가지고 있다가 돌려주려 한 경우라면 이 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처벌을 면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사용으로 물건의 가치가 크게 줄었거나 엉뚱한 곳에 버린 경우 등은 달리 평가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 사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Q2. 이런 작은 사건에도 꼭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건 규모가 작다면 상담만으로 방향을 잡고 스스로 대응하시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위 사건과 같이 전과 기록을 남겨서는 안 되는 사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다툴 실익이 있습니다. 이때도 조사 동석까지 갈 필요 없이, 진술 방향에 대한 조언과 변호인 의견서 제출만으로 대응하는 등 비용을 아끼는 선임 방식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Q3. 피해자가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나요?
경찰 단계에서 과도한 합의를 무리하게 성사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검찰 단계의 형사조정 제도를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시도할 수 있고, 조정이 불발되더라도 그 경위를 검사실에 충실히 소명하면 처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합의와 별개로 법리적 방어(변호인 의견서)를 병행하면, 기소유예를 넘어 불기소까지 노릴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는 성실하게 살아오다 뜻하지 않은 실수로 절도 사건에 엮이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사건처럼 보여도, 당사자에게는 결코 전과를 남겨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건일 수 있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법리적인 돌파구를 찾으면 길은 열립니다.
법률사무소 송지는 이번 사건처럼 변호인 의견서만 제출하는 방향, 조사 동석만 하는 방향, 조사 동석부터 합의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방향 등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임 범위를 함께 고민해 드리겠습니다. 절도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부담 갖지 마시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송지 (인천지방법원 앞) 인천 미추홀구 소성로 192, 남광빌딩 301호
☎ 032-710-7002 / 010-2574-7032
(클릭) 카카오톡 상담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