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입니다.
사기를 당해 고소했는데 경찰이 "피의자가 지금은 갚을 여력이 있다" 거나 "갚겠다고 하니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며 사건을 덮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사기죄의 판단 기준을 잘못 적용한 것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는 결정입니다.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현재 갚을 자력과 의지가 있는지’가 아니라 ‘편취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런 불송치결정을 이의신청으로 뒤집어,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억 3,000만 원을 회수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사건의 시작 — 담보가치 없는 아파트를 믿고 빌려준 1억 원
의뢰인께서는 지인에게 1억 원을 빌려주셨습니다. 그 지인이 "나에게 아파트가 있어 자력이 충분하니 급전을 좀 빌려달라" 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담보로 제공하겠다던 그 아파트에는 이미 거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집을 팔아도 근저당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몫뿐이어서, 의뢰인에게 갚을 여력은 애초에 없었던 것입니다.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의뢰인께서는 곧바로 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셨습니다.
사기죄는 '언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여기서 이 사건의 핵심 사기죄 법리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를 기준으로 기망 여부를 판단하느냐입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같은 취지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2844 판결 역시 차용금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차용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 경제사정이 나빠져 갚지 못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법리를 뒤집어 읽으면 답이 나옵니다.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았다면, 돈을 받은 그 시점에 이미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그리고 일단 성립한 이상, 뒤늦게 변제할 의사가 생겼다거나 실제로 일부를 갚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지 못합니다. 사후의 변제는 처분이나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일 뿐입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충족했습니다. 상대방은 단순히 돈을 빌려간 뒤 못 갚은 것이 아니라, "나에게 아파트가 있어 자력이 충분하다" 며 담보가 존재하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속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파트에는 이미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담보가치가 없었습니다. 차용 그 순간에 이미 변제 능력이 없었으면서, 변제능력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허위로 고지한 것입니다. 사기죄 성립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불송치결정이었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자 상대방은 "빠른 시일 내에 갚겠다" 고 했습니다. 의뢰인께서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 "일단 수사부터 받으라"며 강경하게 대응하셨습니다.
그렇게 몇 주를 기다린 끝에 날아온 것은 뜻밖에도 불송치결정서였습니다.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피의자가 고소장이 접수된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대출을 받아서라도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으므로 혐의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앞서 설명드린 법리에 비추어 보면 명백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사기죄는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사건이 벌어지고 한참 뒤에 나온 "이제라도 갚겠다" 는 말을 근거로 혐의를 부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결정은 드물지 않습니다. 심지어 경찰관이 고소인에게 "피의자가 갚겠다고 하니 고소를 취소하라" 고 종용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돈을 편취한 사람은 형사책임을 면하고, 피해자는 형사적으로 압박해 돈을 받아낼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을 잃게 됩니다.
예상대로였습니다 — 결정이 나오자 돌변한 상대방
의뢰인께서는 정말 분개하였지만 "그래도 갚을 의지가 있다고 하니 믿어보자" 며 기다리셨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불송치결정이 나오자마자 상대방은 태도를 바꿔 다시 연락을 받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형사 압박이 사라지는 순간 곧바로 돌변한 것입니다. 애초에 "갚겠다" 는 말은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불송치결정은 끝이 아닙니다 — 이의신청 제도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게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면서, 경찰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불송치결정'입니다.
그러나 법은 여기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입니다.
같은 조 제1항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람(고발인은 제외)이 해당 사법경찰관이 소속된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2항은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사법경찰관이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매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그 이의신청이 타당한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야 합니다. 즉 이의신청이라는 절차 하나로, 경찰 단계에서 닫혀버린 사건의 문이 다시 열리는 것입니다.
이의신청서 한 장이 사건을 되살렸습니다
의뢰인께서는 저에게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의뢰하셨습니다.
저는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매우 부당하다"는 취지로, 앞서 설명드린 법리를 정면에 세워 이의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사기죄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사후의 변제 의사를 근거로 혐의를 부정한 것은 법리 오해라는 점, 그리고 차용 당시 이미 담보가치가 없어 변제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그 결과 사건은 검찰로 이송되었고, 수사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드릴 점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서는 "불복합니다"라는 한 줄만 적어도 검찰 송치라는 효과 자체는 발생합니다. 그러나 검사가 사건을 다시 검토할 때 무엇을 보겠습니까. 경찰의 판단이 왜 잘못되었는지, 어떤 법리와 증거가 간과되었는지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보완수사와 형사처분으로 이어집니다. 형식적으로 절차만 밟는 것과 실질적으로 새로운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수사가 살아나자 다시 찾아온 상대방
수사가 재개되자 상대방은 또 한 번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합의를 요청해 온 것입니다. 형사 압박이 되살아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진 것입니다.
의뢰인께서는 고심 끝에 형사합의에 응하기로 하셨고, 이자를 더한 1억 3,000만 원을 신속하게 변제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이 합의를 근거로 상대방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왜 형사고소와 이의신청이 강력한가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시간은 다소 걸렸지만, 형사고소와 이의신청으로 끝까지 압박한 결과 의뢰인께서는 원금과 이자를 전부 회수하셨습니다.
만약 민사소송만 진행했다면 어땠을까요. 민사는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그것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갚지 않으면 다시 재산을 찾아내 압류하고 환가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렸거나 애초에 집행할 재산이 없다면 판결문은 종이 한 장에 그칩니다. 시간도 비용도 그만큼 더 듭니다.
반면 형사절차가 살아 있으면 상대방은 처벌이라는 현실적인 위험 앞에 놓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변제에 나서게 되고, 실제 회수까지 훨씬 빠르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상대방이 두 번이나 태도를 바꾼 것이 그 증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불송치결정이 나오면 사건은 끝인가요?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고소인 등은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그 타당성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지체 없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야 합니다. 즉 검찰 단계에서 다시 판단받을 기회가 열립니다. 다만 이의신청은 고소인·피해자에게 인정되며, 제3자로서 신고한 고발인은 이 절차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검찰로 송치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기소되는 것은 아니며,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하면 항고·재정신청 등 별도의 불복 절차를 검토하게 됩니다.
Q2. 돈을 나중에 갚겠다고 하면 사기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행위 당시', 즉 돈을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등). 따라서 차용 당시 이미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속여 돈을 받았다면 그 시점에 사기죄가 성립하고, 이후에 변제 의사가 생겼거나 일부를 갚았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사후의 변제는 처분이나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일 뿐입니다. 이 사건의 불송치결정이 잘못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Q3. 형사고소가 민사소송보다 유리한가요?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낫다기보다,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민사는 채권의 존재를 확정받는 절차이지만 승소해도 강제집행이라는 별도의 관문이 남습니다. 반면 형사는 처벌의 위험이 상대방을 직접 압박하므로, 자발적인 변제와 합의를 이끌어내 실제 회수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기죄 성립이 어려운 단순 채무불이행 사안에서 무리하게 고소하면 실익이 없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사안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건을 마치며 —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하셔야 할 것
불송치결정 통지서를 받았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의신청서에 "불복합니다" 한 줄을 적어 내는 것과, 경찰의 판단이 어떤 법리를 오해했는지를 짚어 검사의 재수사를 실제로 이끌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불송치의 이유가 법리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짚어주는지, 이의신청·수사심의·검찰항고 중 어떤 절차가 이 사건에 맞는지 설계해 주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 절차로 결과를 뒤집어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형식적으로 서류만 접수하는 것으로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억울한 불송치결정을 받으셨다면, 그대로 덮어두지 마십시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방은 재산을 정리하고, 증거는 사라지며, 회수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다퉈볼 사안인지 아닌지부터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익이 없는 사건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리고, 바로잡을 수 있는 사건이라면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연락 주십시오.
(클릭) 더욱 자세한 포스팅은 이 글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송지 (인천지방법원 앞) 인천 미추홀구 소성로 192, 남광빌딩 301호
☎ 032-710-7002 / 010-2574-7032
(클릭) 카카오톡 상담문의